2013년 8월 15일 목요일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선물을 잘 고르는 사람을 보며 느끼는 것인데, 선물을 고를 때 에고가 드러나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 옷은 내 마음에 드네'라든가 '이 옷을 그 사람에게 입혀보고 싶네'라는 식으로 자신의 마음이 앞선다. 그런데 잘 고르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상대의 입장에서 상대의 마음이 되어 상대의 마음이 되어 물건을 고른다. 좀 노골적인 표현일 수도 있지만 분명 선천적인 자질이 아니려나.


<가을> 기야마 쇼헤이

새 나막신을 샀다며
친구가 불쑥 찾아왔다.
나는 마침 면도를 다 끝낸 참이었다.
두 사람은 교외로
가을을 툭툭 차며 걸어갔다.


팁은 '대충 이 정도겠지' 하고 넘겨짚어서 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 같다. 요령은 어쨋든 자신감을 갖고 팁을 주는 것이다. 떨면 안 된다. 상대의 눈을 보고 빙그레 웃으며 "네, 고마워요" 하고 스스럼없이 건네야 한다.


소설가가 되길 잘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날마다 출퇴근을 하지 않아도 되고 회의가 없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가 없는 것만으로 인생의 시간은 대폭 절약된다. 세상에는 혹시 통근과 회의를 몹시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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