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글쓰기)의 가장 근원적인 욕망은 정확해지고 싶다는 욕망이다.
그래서 훌륭한 작가들은 정확한 문장을 쓴다.
문법적으로 틀린데가 없는 문장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말하고자 하는 바의 본질에 가장 가까이 접근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에 다른 문장으로 대체될 수 없는 문장을 말한다.
그러나 삶의 진실은 수학적 진리와는 달라서 백퍼센트 정확한 문장은 존재할 수 없을 거ㅅ이다.
그렇다면 결국 문학은 언제나 '근사치'로만 존재하는 것이리라. ('근사하다'라는 칭찬의 취지가 거기에 있다. '근사'(近似)는 꽤 비슷한 상태를 가리킨다.)
어떤 문장도 삶의 진실을 완전히 정확하게 표현할 수 없다면, 어떤 사람도 상대방을 완전히 정확하게 사랑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정확하게 표현되지 못한 진실은 아파하지 않지만, 정확하게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은 고통을 느낀다.
"정확하게 사랑받고 싶었어." 이것은 장승리의 두 번째 시집 <무표정> (2012)에 수록돼 있는 시 <말>의 한 구절인데, 나는 이 한 문장 속에 담겨 있는 고통을 자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