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 성격이 바뀌지 않는다는 통념이 많지만, 마흔 살이 넘어도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고, 또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건 무슨 바람이나 신념 같은 게 아니라 과학적 사실에서 나오는 말이다. 뇌과학에는 반복된 경험이 뇌의 구조를 바꾼다는 사실을 가리키는 신경가소성이라는 용어가 있다. 반복하면 할수록 뇌의 구조가 바뀌기 때문에 어떤 일을 계속 연습하면 사람이 달라진다는 사실은 20세기 후반에야 비로소 과학적으로 확인됐다. 쉽게 말하면 의식적으로 하루에 세 번 농담을 던지는 행동을 계속하면 뇌의 신경경로가 농담을 잘하는 쪽으로 변화하고 재구조화된다. 그렇게 일단 뇌가 바뀌면 사람이 달라진다. 그러니까 유머를 개발하려고 노력하고 생활에서 이를 실천하면 사십 년 뒤에 내가 농담을 잘하는 할아버지가 된다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 점점 우스워지는 사람이 있을 뿐, 날 때부터 우스운 사람은 없다.
어떤 일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누군가 고민할 때, 나는 무조건 해보라고 권하는 편이다. 외부의 사건이 이끄는 삶보다는 자신의 내면이 이끄는 삶이 훨씬 더 행복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심리적 변화의 곡선을 지나온 사람은 어떤 식으로든 성장한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아무런 일도 하지 않는다면, 상처도 없겠지만 성장도 없다. 하지만 뭔가 하게 되면 나는 어떤 식으로든 성장한다. 심지어 시도했으나 아무것도 하지 못했을 때조차도 성장한다. 그러니 일단 써보자. 다리가 불탈 때까지는 써보자. 그러고 나서 계속 쓸 것인지 말 것인지 결정하자. 마찬가지로 어떤 일이 하고 싶다면, 일단 해보자. 해보고 나면 어떤 식으로든 우리는 달라졌을 테니까. 결과가 아니라 그 변화에 집중하는 것, 여기에 핵심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