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8일 수요일

모두 제자리 - 도미니크 로로

'심플하게 산다'로 대 히트를 쳤던 도미니크 로로의 또 다른 책으로, 짧은 글들을 모아 엮어 낸 책이다. 다른 책 심플하게 산다나 다시 쓰는 내 인생의 리스트에 나온 글귀와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읽는데 좀 지루했는데 한번 붙잡은 책은 끝까지 읽는 편이라 어쨌든 끝까지 읽긴 했다. 밀리의 서재를 통해 읽었는데 구매해서 읽었다면 조금 후회했을 만한 책.

글쓴이는 오랫동안 일본에 거주하며 선불교와 동양 철학에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책 곳곳에 일본 문학에서 가져온 글귀나 일본인의 생활 방식에 감탄하는 구문들이 있다. 웹 서비스를 통해 읽은 책이라 '소장'할 순 없으니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문장을 옮겨 적어 보기로 한다.

대도시에서 한 평의 가격이 얼마인지 계산하면 요즘 시대에 공간을 갖는다는 것이 얼마나 큰 사치에 속하는지 알게 된다.
• 많이 갖지 않으면 공간도 벌 수 있다.
• 소유하고 저장하고 계속 갖고 있을지 아니면 버릴지 결정하는 것은 삶의 질을 높이는 일이기도 하다.
• 좁은 공간에 사는 사람은 깔끔하게 정리할 수밖에 없다. 공간이 귀하다는 것을 알기에 편하게 살기 위해 좁은 공간을 잘 활용한다.
• 쓸모 있을까 생각했을 때 머뭇거린다면 별로 필요하지 않은 물건이다. 필요한 물건이라면 생각조차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목표를 이루려면 단계를 세분화해야 한다. 너무나 당연하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점을 잊거나 과대평가한다.
• 정리에서, 추억의 물건은 맨 마지막에 다뤄야 한다. 이러한 물건은 감정이 깃들어 있어서 분류, 정리하기가 가장 힘들다.
• 조금 깊이 생각해 보면 미학은 일치를 추구하려는 본능일 뿐이다.
• 평범한 것들이 유지하고 원칙을 따르며 이대로 좋다는 확신으로 가득할 때 일상의 평범한 옷을 입고 있어도 위대해진다.
• 너무 완벽하게 질서 정연하면 서정적인 면이 없다.
• 몸은 훌륭한 도구다. 경험을 통해 습관을 들이기 때문이다.
• 일본 속담에서는 작은 것을 하찮게 여기는 사람은 절대 큰일을 할 수 없다는 말이 있다.
• 정리를 하면 물질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워져서 건강하고 자연스럽게 살 수 있으며 가볍게 살 수 있다.

뭐 이런 책이다.
꼭 필요한 물건만 소유하면서 삶에 집중하자는 책. 확실히 주변에 불필요한 물건이 많으면 물건에 일상이 눌리는 느낌이 들곤 한다. 가족이 생기고 식구가 늘다보니 한번 읽을 책을 계속 갖고 있기에도 어딘가 부담이 가는 요즘이다.

밀리의 서재를 1년 결재해서 책을 읽고 있는데, 쨍한 컴퓨터 디스플레이나 모바일 디스플레이로 읽어야 해서 눈이 좀 아프긴 한데 꽤나 만족스럽다. 원하는 시간, 원하는 장소에서 내가 원하는 형태로 책을 읽을 수 있으니 말이다. 아쉬운 건 내가 꼭 읽고 싶은 책은 정작 서비스 목록에 없다는 점. 그리고 '종이 냄새'가 나지 않으니 책을 읽을 때의 만족감이 좀 덜하다.

아, 배우 박정민이 쓴 전설의 책(?) 쓸만한 인간도 여기서 읽을 수 있었다. 마포구청 도서관에선 예약이 밀려 있어서 도저히 읽을 수가 없었는데 밀리의 서재에 딱 있길래 반갑게 읽었다. 책이 막 좋진 않다. 연예인 등 유명인이 쓴 신변잡기 책 중에서 조금 나은 정도다. 그래도 뭐 나는 배우 박정민을 좋아하니까 이만하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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